[일상] 사탕, 작용이라면... : 반려동물장례식장 리멤버 용인본점 방문 리뷰

 

2001년생 사탕과 오바의 애견 사탕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날이다.

캔디는 만 19세, 사람으로 치면 140세에 가까운 늙은 개다. 최근 1~2년 사이에 건강이 악화돼 약간의 치매 증상도 보였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잘 움직이며 스스로 소변도 감추고 있었다. 그런데 10월부터 잘 먹지도, 몸을 가누지도 못했다. 엄청 말랐어(´;ω;`)













반려견 캔디

이모는 아무래도 살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며 연락을 했다. 나는 지난 주말에 캔디를 만났다. 불행히도 캔디는 보잘것없어 보였고 남들이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근데 다음 날부터 조금씩 먹으면서 힘을 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결국 그것이 나의 마지막 인사가 됐다.

캔디는 지난 수요일 저녁 퇴근한 삼촌을 마지막으로 보고 떠났다. 다행히 크게 힘들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마 아저씨를 보려고 애쓰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캔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온 가족이 캔디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애완견 장례식장 '리멤버'를 찾았다.

리멤버는 이모, 이모가 오래전부터 물색해 놓은 애완견 전용 화장실이라고 한다. 정식인가를 받은 곳이라고
캔디는 차갑지도 무섭지도 않고 언제나처럼 깔끔했다. 그냥 힘없이 누워서 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릴 적 사진이 스크린에 비치자 옛 추억도 하나둘 떠올랐다.

나는 중학생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10년 정도 캔디와 함께 살았다. 캔디는 상당히 독립적이고 활발해 믿음직한 미니 폭스테리어였다. 나는 항상 사탕의 발밑에도 미치지 않는 서열 최하위에서 사탕에서 "언니"보다는 어딘가 부족한 것"중2병의 동생(아니, 똘마니)"취급된 것 같다.^^;


리멤버로 무지개색 막을 열었다나는 사탕을 깨끗이 닦고 빗으로 문질러 주었다. 이것을 「염습」이라고 부른다. 그런 다음 한지로 말끔히 옷을 입혀주는 소렴을 거쳐 튼튼한 상의와 갑옷을 입혀주는 대렴을 행한다.
흰 꽃과 옷은 각각 의미가 있다.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 춥지 않게, 유혹에 빠지지 않게 좋은 친구를 만나 즐겁게 뛰어다니는 뜻이란다. 그렇게 캔디는 집을 마련하고 구두를 신고 왕관을 쓰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직원들이 생각보다 모든 과정을 아주 정중하게 진행하고 자세히 설명하고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입관식과 추도식이 거행되었다. 이게 캔디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사탕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걸어야 하는데 너무 울어서 목소리가 잘 안 나왔어. 그동안 고마웠고 행복... 사랑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영정 사진 뒤쪽 창문을 통해 캔디의 관이 화장기로 들어가는 모습, 그리고 화장을 거친 뒤 나온 유골을 모으는 모습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유해를 처리하는 기계 소리도 그 자리에서 들렸다.
예전에는 다른 여러 강아지의 유골을 한데 모아 화장해 유골함에 적당히 담아두는 불법 돌사기업체도 있다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작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서로 섞일 염려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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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중 휴게실에 잠시 앉아 차를 마실 수 있었다. 뒤뜰에는 곧잘 햇볕이 드는 수목시장도 있지만 바빠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예쁜 사탕 유골함도 찍지 못했다. 한동안 눈물, 콧물 흘리고 멍해서 아무 생각도 못했는데... ( ´ ; ω ; ` )
아저씨가 보내주신 유골함의 사진
그래 고모는 캔디의 유골을 돌로 만드는 대신 예쁜 꽃 화분에 심어 곁에 두고 오래 키우고 싶다고 했다. 사망증명서도 발급받았다. 이제 인터넷으로 사망신고를 하면 된다고(캔디는 호주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 보호자 등록이 모두 돼 있다. 법적으로도 진짜 가족인 셈이다.)
리멤버 여러분들이 너무 친절했고 무엇보다 반려견을 잃은 슬픔에 깊이 공감해줘서 너무 감사했다. 노견, 노묘 키우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가 너무 좋았다. 구름도 햇빛도 단풍도... 모든 게 완벽하고 아름다웠던 하루였다. 캔디도 이렇게 맑은 날에 부디 안전하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기를 바라고 또 빌어본다. 언젠가 꿈에서 천국에서 웃으며 사탕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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