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 한여름 밤의 꿈, 그리고 새로운 시작 ♡ 해피무브 23기 인도 첸나이B 권동환 단원의 우수
참으로 더운 더위였다.여느 여름처럼 보였던 제대 후 뭔가 특별한 삶을 꿈꾸던 것과는 달리 직장과 집을 오가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 나는 지쳐 있었다.
그러던 중에 문득 문자 한 통이 왔다.''해피무브 23기 합격''
벼르고 벼른 끝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듯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OT에 참여했다.마치 오랜만에 긴 휴가를 나온 군인들처럼 반갑게 인사했다.인사만 해도 좋았다.내가 꿈꾸던 것을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대감도 잠시, 팀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총무나 참모의 역할에는 익숙했던 나였지만 팀장은 여전히 자신에게 어려운 자리였다.
게다가 한국팀의 나이가 어리다 보니 고민도 많았다.그 고민이 내 얼굴에 나타났는지 하나둘씩 내게 다가왔다.너무 혼자 하려 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진짜 고마웠어돌이켜보면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주고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는 말이었던 것 같다.
기대 반 두려움 반긴장되지만 곁에 있는 서로를 보며 우리는 활짝 웃었다.그리고 함께 씩씩하게 첸나이로 향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몸도 마음도 아픈 친구들이 많았다.시간이 흐르면서 나 또한 사소한 일에도 민감해지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그래서 더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픈 몸을 이끌고도 어느 것 하나 불평하는 사람도, 작업에서 빠져나오려는 사람도 없었고 오히려 응원과 웃음소리가 현장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이게 내가 기억하는 첸나이에서의 우리 모습이다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었다.낯선 해피무브 5대 가치는 어느새 너무나 익숙한 가치가 돼 버렸다.
인류애 실천
숨막히는 세상에 시달리던 날들, 어느새 나를 지치게 하고 주변을 외면한 것은 아닐까.
삶의 방향성은 잃고 그저 풀타임으로 일하며 돈만 벌던 내게 해피무브는 신선한 전환점이 됐다.
어린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돕는 데 익숙했던 한 청년이 지금은 현실에 지쳐 순수함을 잃어갈 무렵 해피무브는 선물처럼 찾아왔다.그리고 2주 동안 한 번 더 시선을 돌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는 법, 먼저 손찌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별다른 재능이 없어도 작은 용기만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그것이 내가 얻은 첫 번째 깨달음이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전혀 다른 성격의 20명이 한 팀에 모였다.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을까.혹시 소외되는 친구가 발생하지 않을까?팀장인 나는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아니라고 생각한 부분은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갔고, 혼자서 힘들었던 부분도 함께여서 더욱 즐거운 추억이 되어갔다.
같은 우리말을 쓰지만 서로 다른 마음의 언어를 쓰는 우리가 같은 마음으로 쌓아올린 벽돌들이 하나 둘 쌓이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도 점점 쌓여갔다.그리고 완성된 결과를 보며 우리는 웃고 있었다.
틀린 게 아니라 틀린 거다. 차이점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이것이 내가 터득한 두 번째 교훈이다.
나는 생각이 많아서 걱정이 많은 팀장이었다.이런 자신이 팀장으로서 할 수 있는 도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그것이 신뢰와 내려놓기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물론 쉽지 않았다.직장에서 FM에 완전주의적인 내가 기대를 저버리는 것은 마치 내 인생을 부정하는 일처럼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내의 한계가 찾아왔다.하지만 아무리 옳은 지적이라 해도 모두가 지쳐 있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감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기존에 내가 문제를 해결했던 방식인 '지적'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말을 '경청'하려고 노력했다.
고맙게도 결과는 그만이었다.결국은 내가 처음에 기대했던 대로 구성원 모두의 색깔이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팀원들도 스스로도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나와는 다른 모습을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도전은 성공하면 되는 것이고 실패해도 항상 교훈을 준다.그래서 지금은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이 내가 얻은 세 번째 교훈이다.
아직 혼자 여행해 본 적이 없는데,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그러한 공포는 새로운 것을 볼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없다.
봉사활동을 위해 영어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턴 친구 2명과 한국어와 영어가 모두 가능한 잉꼬 친구가 팀별로 배치됐다.최근 2년 만에 쓰는 영어라 부족했지만 열심히 의사소통을 했다.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마다 문화와 환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가 가진 문제와 고민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가끔 번역기가 필요했다.때로는 손짓 발짓을 하기도 했다.그래도 우린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됐다.
이런 경험은 나에게 자신감을 줬다.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꿈을 줬다.
내 주변에 보이지 않더라도 세상을 품고 관심을 갖고 살겠다는 마음, 그리고 내가 섰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필요한 곳에 나아가 언제든지 손을 내밀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내가 해피무브를 통해 배운 네 번째 교훈이다.
언제나 곁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그것이 사라지고 나면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우리인 것 같다.우리에게 적합하지 않은 새로운 문화와 환경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당연한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다시 내가 가진 것을 나누기 시작했을 때 기쁨은 배가 되고 슬픔은 절반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행복 실현의 비결은 관심인 것 같다.앞에서 말한 모든 것은 내가 작은 관심을 갖고 세상을 바라볼 때 보이기 시작했다.어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단지 내가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행복은 그렇게 '나'로부터 세상에 퍼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